우리아이 독서습관 만들기

“미디어 중독 우리 아이 독서습관 들이기” 일곱 번째 기록.

키오형제맘 2023. 2. 27. 01:53



잘 따라 와준다 생각했던 독서습관 기르기.
좋은 날 만 있으면 좋으련만,
역시나 인생은 그렇지가 않다.
오늘은 조금씩 삐그덕 거렸던 독서항해 이야기를 일곱번째 기록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지난 여섯번째 기록에서는 글밥 많은 문고책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풀었었다.

이 과정에서 책읽는 횟수와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그도 그럴것이,
글밥이 적은 책은 5분~10분이면 한권을 다 읽기에
독서모드 on /off 가 가능한데,
글밥이 많은 책은 한 챕터를 읽는데 10분이고,
어제 읽다 만 부분 부터 시작하려니
흥미도 떨어져 있거니와,
그림이 없어서 아이에게 짧은 시간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데,
아이는 집중을 하다가도 손톱을 뜯거나, 이불을 만지작 하는 듯 재미없어하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
 


그리고 최근에
책을 읽으면, 보상으로 tv를 보여주거나,
주말에는 닌텐도 게임을 시켜주었는 데,
적절한 동기부여가 되고,
책을 읽다보면 책에 흥미를 가질 것이란
나의 기대와는 달리,
아이가 심하게 tv와 게임을 하길 원해하고,
독서 자체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듯 했다.

 
책은 여전히 내가 읽어주는 비중이 95% 인데,
지난 여섯번째 기록에서 다뤘듯이,
눈으로 읽으며 소리를 듣는 과정이 중요하며
그 과정속에서도 성장이 있을 거란 믿음으로 꾸준히 읽어주고 있으나,
내가 책읽자~ 하면 앵무새처럼 읽어줘~~ 를 반복하며,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아 회의감이 들었다.

 
첫째와 삐그덕 거리기 시작하니, 
지난 9월부터 아이 독서습관 들이기 하나에만 매달려왔던 내 정신력도 무너지는 것을 경험했다.
많은 참고서적, 많은 사례를 찾아보며,
나는 왜 더 부지런하지 못했을 까. 엄마로서 자격미달인 것만 같고,
다른 엄마들은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일도, 집안일도 완벽하게 해내는 것 처럼 보였다.
그렇게 2주 정도 멘탈이 나간채로 시들해진 엄마가 안쓰러웠는 지,
갑자기 둘째가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평소에 재밌어하던 책을 스스로 찾아서,
"추피가 ~~~ 떠요. 엄마가~~~해요. 기차 타세요~"
옹알이에 가깝지만, 나름 그림을 해석하고 있었다.
페이지마다 자기가 표현 할 수 있는 모든 언어를 다 뱉고는   "끝~!" 을 외치며 책을 덮는 데,
절로 박수가 나왔다. 
역시 둘째는 그저 사랑이다.
 

 
둘째 덕에 정신을 다시 부여잡고,
첫째를 다시 애정어린 눈으로 관찰하여 보니,
포켓몬 캐릭터들을 도감으로 찾아가며 만화를 보고 있는 데,
아이고~ 저렇게 공부를 해야지~~ 포켓몬이라니~~ 싶다가도
좋아하는 걸 저렇게 파는 게 기특하기도 했다.
 

 
또 어느 날에는 세계지도 도감을 펼쳐들고,
지구본을 돌려가며,
어느 나라가 어느 대륙에 있는 지 찾으며, 
국기를 외우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엄마가 "책 읽자~" 라는 표현으로 아이의 독서습관을 좁게 한정시킨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넓은 세상을 알려주기 위해, 독서를 선택했는데,
100권, 200권 다독 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아이의 흥미와 동기부여는 무시한채로
독서만 시키느라 아이에게 충분한 경험적 지식을 제공하지는 못하였는지 돌이켜 보게 되는 지난 4주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