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독서습관 만들기

“미디어 중독 우리 아이 독서습관 들이기” 다섯번째 기록.

키오형제맘 2023. 1. 9. 05:11


해가 넘어가면 8살이 되는 첫째,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다니..
초등학교 입학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는 걸까?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이런 저런 정보들 때문에
불안한 12월을 보냈다.



숫자 더하기 빼기를 좋아해서
학습지를 시킨지 1년 4개월 쯤 되었다.
더하기 연산만 1년 넘게 해서 인지,
수학 푸는게 힘들다고 이야기 해서,
당분간 학습지를 쉬기로 했다.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끝까지 해야 한다는 내 신념이 바뀌게 된 것도, 아이에게 불어닥칠 변화의 바람을 한번 타보자 싶은 것이었다.

그래 초등학교에 들어가니까 학습지는 줄여보자~
핑계가 제법 그럴듯 해 보였다.



초등학교 1,2학년까지는,
학습 부담 없이 놀게하고, 책을 많이 읽혀주자는게,
많고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학교가 끝나면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집에 와서 좋아하는 간식과
함께 책 보는 시간을 가진다 생각하니 내가 다 설렌다.




9월부터 시작한 독서습관 기르기는,
여전히 순항중이다.

첫째를 우선으로 독서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둘째가 책을 읽어달라고 더 많이 조른다.

어린이집 방학 일주일 내내 시골집에서 지냈는데,
책을 많이 챙긴다고 챙겼음에도,
가져간 책을 매일 2회독씩 하는 둘째때문에,
할머니가 오랜만에 소리내어 책을 읽어보셨다.
낮잠을 안잔다고 버티던 둘째는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첫째 역시 가져간 책을 모두 읽었다.
처음 독서 습관 기르기를 시작했을 때는,
여러 분야의 책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보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4개월 차부터는 아이의 취향을 존중하여,
아이가 스스로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을 목표로,
“재미”위주로 책을 골랐다.
아직은 책을 고르는 법을 모르기에,
첫째가 읽어보고 재밌다 하는 책들을 사주기도 했다.
첫째는 숨은그림찾기(기탄교육 찾아라 시리즈)나,
퀴즈가 있는 책(밥스 패밀리, 엉덩이 탐정)을
주로 골라 읽었다.



혼자 책을 보고 있으면 여지없이 카메라를 드는 엄마에,
질려버린 첫째 녀석..(엄마가 미안..)
요즘엔 숨어서 줌인 으로 찍는 다.

집근처에 시립, 구립, 구립작은도서관, 북카페가 종류별로 다 있는데,
최근에는 구립작은도서관을 이용한다.

이용객이 적어서, 다른 도서관엔 대출중지만,
작은 도서관에는 비치 중인 재미있는 책이 많고,
최근 신작, 인기있는 책, 고전, 유명작가의 책들만 딱 보기좋게 모아놓아서,
큰도서관에서 무슨 책을 읽지? 고민하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네 번의 독서습관 기록과 아이의 변화를 적다보니,
마치 하루종일 책을 보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 처럼 비추어 질 수 있는 데,
그렇지는 않다. (현실 ㅠㅠ)

책보다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티비 보는 것은 많이 줄였지만, 여전히 좋아한다.






집중해서 온가족이 책을 보는 시간은
자기 전 30분.
그 외에는 짬내서 권당 10분 이내로 읽히는 책을 읽어준다.
그래서 하루에 많이 읽으면 한시간을 채우고,
못채워도 30분은 꼭 읽어주기를 실천한다.




독서 외의 시간은 조금이나마 건강하게 보내고 싶어서,
주로 보드게임을 아이에게 추천해주고 있다.
게임은 즐기고,
승패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아이라서,
여러 보드게임을 알려줄 수 있었고,
곧 잘 이해하고, 나보다 잘 하는 영역의 게임도 있다.




본투비 까불이 이지만,
차분한 성격도 있는 첫째는,
레고나 맥포머스 설명서도 잘 이해하고 설명서가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한다.
유치원에서 하는 루크가 재밌다고 지난 1년 내내 이야기 하길래, 당근마켓에서 사줬더니,
하루 한 번 15분 정도 집중해서 해낸다.
(루크는 사고력과 집중력 키우기에 진짜 좋아서 적극 추천!!!)



무엇보다도 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에,
가족들로부터 지지, 격려,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온가족이 다같이 눈을 뭉치고, 얼음집을 만들어 주고..
아이가 없었으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들을
아이를 핑계로 다 해보고 있는 요즘이다.



독서기록은 200권까지 두세권 정도 남아있다.
글밥이 많은 책으로 넘어가기 위한 연습 중이어서,
속도는 더디지만,
재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주로 내가 읽어 주고,
아이가 책의 양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였다.



독후활동도 잊지 않고 실천했다.
동네에서 앤서니브라운전시를 해서,
아이와 함께 갔는데,
그 전에는 책을 읽으면서도
작가나 화가라는 직업에 대해 와닿지 않아했는데,
앤서니브라운 아저씨가 그림 그리는 사진을 보더니,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저 화가 아저씨가 만든거야? 하며 관심을 보였다.
책이라는 결과물만 보여줄게 아니라,
늘 과정도 함께 보여주는 부모가 되어야 겠구나,
이렇게 또 하나를 얻은 날이었다.



9월부터 시작했던, 책육아, 독서습관 들이기는
초반, 엄마의 집중력과 실행력은 다소 사그러들었지만,
이번 다섯번 째 기록을 통해

이제는 책을 굳이 미리 준비 하고,
아이와 책읽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신경의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되는 구나.

우리 가족의 하루일과에
책습관이 녹아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