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의 등원 후,
커피를 내리고, 그날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책 5권 정도를 골라 테이블에 올려두고,
커피를 마시며 눈으로는 화분들의 상태를 점검한다.
레몬오렌지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했다.
꽃들이 영양분을 빼앗기지 않도록 잎사귀 몇 개를 가위로 잘라주고는, 핀 꽃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문득 나의 아버지가 꽃을 가꾸시며 했던 행동이 떠올라
아이의 방에서 가장 깨끗해보이는 붓을 가지고 나왔다.
인공수분.
“열매를 잘 맺게 도와줘야해!”
하원한 아이에게 미션을 주듯 이야기 하고,
붓으로 톡톡. 꽃가루를 묻혀
또 톡톡. 암술에게 묻혀주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역시나 아이는 재미있어 했다.
옛날의 내가 나의 아버지의 행동을 재밌어 하고 기억하듯 내 아이도 그리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