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태교와 육아

[육아] 뒤집기 생략/기지않고 바로 걷는 아기/혼자 못 일어나는 아기/12개월 13개월 14개월차 성장 발육 과정 / 뒤집기를 못하는 아기 기지를 못하는 아기 문제 있나요?

키오형제맘 2018. 2. 26. 23:18


아기가 고개를 가누는 게 첫 기쁨 이라면

두번째는 아마 뒤집기 일 것이다.

고개를 가누고 범보의자에 앉을 수 있게된 80일~100일 그 무렵부터

혼자 앉아있을 수 있는 (혼자 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앉아 있는 행위 그 자체를 말한다) 8개월 쯤 까지

나는 기쁨은 커녕..뒤집기를 하지 않는 아가 덕분에 두려움에 떨었다.

소아과에서는 종종 뒤집기를 안하는 아기들이 있기는 하지만 정 걱정이 되거든 큰 병원을 가보라는

마치..메뉴얼이라도 있는 듯한 정형화된 답변만을 주었다.



하늘이시어, 왜 우리 아가는 두혈종과 혈관종도 갖고 있으며, 성장과정도 다른 아기들과 다른 것입니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옛 어른들의 말씀이 옳았다, 때가 되면 다 한다.





다른 친구들이 기어 다닐때,

앉아서 놀던 아기는 손을 잡아주니 일어섰고 걷는 연습을 10개월 무렵부터 했다.

12월 생인데, 10월 초 였던 추석에는 친조부모 앞에서 손을 잡지않고 스스로 처음 걷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6발자국 이상 걷는 광경을 연출해내었다.

그로부터 두달 후인 돌잔치에서는 혼자 식당을 종종종종 누비고 다녔고 혼예쁜 독사진 컷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벌써 걷냐고 발달이 빠르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 켠으로는 뿌듯 하면서도

기지를 못해요~ 혼자 앉을 줄도 모르고 설 줄도 몰라요~

라고 대답하면서

또 다시 나 스스로를 걱정과 두려움으로 몰아 넣었다.

다행히 돌이 지나고 부터는 앉아있다가 땅을 짚으면서 일어나는 방법을 터득하였지만 여전히 누워있다가 앉을 줄은 몰랐다.

눕혀놓고 일으켜 주지 않으면 엎드려서 서럽게 울었다.



그렇게 13개월이 되어서도

스스로 앉지를 못해서 맘카페에 조언도 구했었다.

다들 친절하고 최대한 내가 겁먹지 않도록 답변을 해주셨지만

나는 엄마인 내가 아기에게 무심해서, 무지해서 발달시기를 놓친것만 같았고, 아기의 병을 키운 것만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다시는 맘카페에 아기의 발달 사항에 대해 묻지 않으리..


정확하게 2월 18일.

준교가 만 14개월이 되고 바로 그 다음날.

엎어져서 울고만 있던 준교가 손으로는 바닥을 짚고 엉덩이를 들고 한발한발 다리를 당겨가며 일어서려고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무릎으로 기어본적이 없는 아기여서

오로지 팔의 힘으로만 힘들게 ㅅ 형태로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한 후 무게 중심을 다리로 옮겨서 일어섰다.

맨 바닥에서는 자꾸 미끄러져서 내가 발뒤꿈치쪽을 잡아줘가며 연습을 도와줬다.

3일정도 후엔 혼자서도 곧잘 일어날 수 있게 되었고,

짜증이 많고 예민했던 아기가 한결 순 해졌다.

누워있는 걸 싫어했는데 혼자 일어설 수 있으니 눕혀놓았다고 우는 일이 없었다. 심지어 누워서 노는 걸 좋아하게 되었다.

14개월이 되어서야 웃으면서 뒹굴뒹굴 장난치는 아기아기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전히 무릎을 이용해서 기지는 못한다.

국민문짝 피셔프라이스 러닝홈 을 단 한번도 기어서 통과한 적이 없었는데

이틀전부터 그래도 기는 행위를 하고 있다. 무릎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ㅠㅠ 엉덩이를 높이 든 채로 손과 발로만 기어서 국민문짝을 통과했다라는 외할머니와 시터이모님의 증언이 있었으나,

엄마인 내 앞에서는 무게중심을 잃고 이마를 꽁. 으앙!!! 하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아들 그러니까 무릎을 쓰라고!




아들 무릎!!!




무릎을 잠깐 댔다가, 뭐가 잘못됐다고 느낀건지 벌떡 일어나 버린다..

그래도 무릎이 땅에 닿기는 하니

신체에 이상은 없는 거겠거니. 마음을 한 번 더 비우게 된다.




앞으로 자식을 바라보며 제발 남들처럼만! 을 수백만 수천만번을 외치게 되겠지?

우리 아기는 한번도 어긋난 적이 없는데,

단지 순서가 바뀌었단 이유로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못난 엄마가 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다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