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퇴사를 하였다. 집안일이란 무엇인가.

키오형제맘 2018. 10. 22. 12:40

20일 전 퇴사를 하였다.

 

스무날동안 미뤄뒀던 집안일을 했고,

오늘도 한다.

 

집안일이라 함은.. 이게 한 번 내 마음속에 무엇을 하고자 함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이것을 못하는 동안 내내 이것이 눈에 거슬리는 것이 바로 집안일이다.

 

일을 관두던 금요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어서 빨리 토요일,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돌아오기를 기다렷다.

 

아침 9시 땡! 하면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리라!

나만의 시간에는 저. 밀린. 집안일.을 하고야 말리라....

 

거창하지도 않다.

아기의 작아진 옷들을 차곡차곡 정리한다 던지,

화장실 타일 사이사이의 물때를 제거 한다던지,

대충 달아놓고 햇볕만 가려주면 그뿐인 커튼의 기장을 바닥에서 약 0.5센티 정도 떨어지게끔 수선을 하여 다시 단다던지 하는 소소한 것들인데,

이게 일을 하면서, 아기를 돌보는 동안에는 굳이 시간을 내서 할 수 없는 것들 (왜냐하면, 우선순위에서 늘 밀려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인지라, 그동안 얼마나 눈에 거슬렸는 지 모르겠다.

 

그렇게 그간 마음속에 쌓아놨던 일들을 하나씩 해결 한 날이면,

남편이 퇴근하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도어락이 다시 닫히기도 전에 "뭐 바뀐거 없어!!???" 어라고 현관에 대고 물어보는 데,

그럴 때마다 남편은 전혀 모르겠다라는 얼굴로

"준교는 어디갔어? 준교야~!"

하는 것이,

 

바로 집안일 이더라.